대병소장 (Da Bing Xiao Jiang, 2009) : 양위동주 Movies

대병소장 (Da Bing Xiao Jiang, 2009) ☆☆1/2

 

 NG 장면들 딸린 성룡의 출연작으로써 제가 극장에서 처음 보는 [대병소장]는 미리 한 가지를 염두에 두고 보셔야 될 것입니다. 물론 엔드 크레딧에서 보여 지다시피 그는 화면 안에서 정말 몸을 움직이고 있지만 그의 다른 전작들과 달리 그의 무술 액션이 보이지 않지요. 아마도 여기에 실망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영화는 그렇다고 액션이 아예 없지 않은 가운데 동시에 괜찮은 코미디이고 무술이 없어도 코미디 배우로써의 성룡은 충분히 관심을 당깁니다.


중국에서 올해 설 연휴에 개봉된 본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공교롭게도 같은 때 우리가 국내 극장에서 [공자 - 춘추전국시대]를 통해 참으로 지루하게 지켜봐야 했던 춘추전국시대입니다. 그 당시엔 별별 나라들이 있었는데, 이게 역사적 사실인지는 저도 잘 모르지만 위나라와 양나라(둘 다 실제 있던 나라였습니다) 간의 전쟁이 벌어져서 영화 첫 장면에서 보다시피 비긴 거나 다름없는 가운데 양측에서 수많은 군사들이 거의 다 전사했습니다. 이 와중에서 전투력보다는 생존전략에 더 능한 양나라 병사(성룡)은 잘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 전쟁을 겪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습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겨우 살아남은 위나라 태자(왕리홍)을 잡았거든요.

  성룡 본인이 비교적 오랫동안 굴려왔다는 이야기는 익숙한 버디 무비의 공식을 따라갑니다. 서로에겐 적인 그들은 엎치락뒤치락하는 동안 온갖 별별 해프닝들을 겪어가고 어느 새 상대방과 가까워지고 그리고 서로를 신경 쓰기 시작하지요. 그런가 하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세력을 이리저리 피해가는 동안, 양나라 병사와 함께 그 시대의 밑바닥에서 이리저리 굴러가는 와중에서 위나라 태자는 자신을 잡은 사람과 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전쟁이 어떤 것인지를 깨달아가기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도 그런 걸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영화는 [공자]보다 많이 낫습니다. 비싼 돈 들이고도 별 효율이 없는 CG 스펙터클에 치중한 나머지 이야기와 캐릭터들을 죄다 잃어버린 후자와 달리, 전자의 경우 이야기 중간에서 우연히 화면에 등장하는 전쟁은 단지 주인공들 시점에서 저 멀리 보일 따름이지만 도입부를 비롯한 여러 장면들에서 개인적 관점에서 조명되는 전쟁의 여파는 가깝게 느껴집니다. 여기에 여러 크고 작은 조연들이 이야기 주변에 배치됨으로써 전쟁이 궂은 날씨만큼이나 잦은(“또 전쟁을 하고 있네.”) 그 혼란의 시절을 대변하고, 이는 현실에 비해 너무 형이상학적인 사상가들로부터 전쟁으로 고생한 서민들까지 꽤 다양한 편입니다.

  액션에 관해서는 성룡이 맡은 캐릭터에게 설정 상 많은 걸 기대할 수 없지만(그가 가장 잘 하는 건 돌 던지기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액션 장면들이 아주 재미없는 건 아닙니다. 그가 만든 여느 전작들처럼 성룡은 무술감독을 맡았고 영화를 보는 동안 전 배우들이 화면 안에서 정말 액션을 벌이고 있다는 걸 의심하지 않았고 이는 나중에 엔드 크레딧에서 확인했습니다. 그와 달리, 이번 주에 같이 국내 개봉하는 다른 액션 영화 [프롬 파리 위드 러브]는 산만하고 정신없는 편집 탓에 아주 많이 의심이 갔고 그러니 관심도는 금세 제로가 되었고 재미가 제로가 되었습니다.

  제가 초등학생이었을 때도 성룡은 영화를 만들고 있었고 제가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은 지 꽤 된 지금에도 그는 영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 영화에서는 그의 연기는 액션보다는 코미디의 비중이 큰데, 이를 보면 성룡의 긴 경력을 지탱해 준 게 단순히 무술 액션만은 아니라는 게 잘 느껴집니다. 그저 고향으로 돌아가 평화롭게 살고 싶은 단순한 소망을 가진 주인공으로써 대단한 연기력을 발휘하는 건 아니지만, 좋은 액션 배우이면서 동시에 좋은 코미디언이어 왔던 그는 호감 가는 주인공이고 상대역인 왕리홍은 그와 함께 호흡을 잘 맞춥니다.

  영화는 여느 성룡의 영화들처럼 목표를 굳이 크게 잡으려고 하지 않는 가운데 관객들을 즐겁게 해 주려고 했고 이는 비교적 성공했습니다. 이야기를 역사의 큰 틀 안에 넣을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가운데 이야기엔 캐릭터들 묘사 부족 등 여러 결점들이 있었지만, 그리 나쁘지 않은 기분으로 재미있게 볼 수 있지요. 그가 만든 다른 영화들처럼, 엔드 크레딧에서 NG 장면들은 등장했고 이는 본 영화에 대한 제 판단을 더 쉽게 해주었습니다. 본 영화는 NG 장면들만큼이나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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