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장수 지미 카터 (Jimmy Carter: A Man from Plains, 2007) : 이분은 그보다 더 많은 것을 하고 있습니다 Movies

땅콩 장수 지미 카터 (Jimmy Carter: A Man from Plains, 2007) ☆☆☆


 다음 주에 85세 생일을 맞이하는 지미 카터는 미국 전직 대통령들의 모범이 된 지 오래입니다. 중동 평화 협상을 이끌어내는 성과를 이루기도 한 그는 평균적으로 좋은 대통령이었지만, 그의 전성기는 다름 아닌 대통령 임기가 끝난 이후였습니다. 비영리기구 카터 센터를 설립하기도 한 그는 여러 저서들을 꾸준히 내놓는 동안, 국제 사회의 중요 인사로써 세계 평화와 인권 보호를 위해 활동해 왔었고 그런 동안 노벨 평화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노벨상 수상은 그에겐 결코 종착역이 아니었고 그는 그 이후에도 꾸준히 여러 활동을 해왔는데 그 중에는 자신의 고향 조지아 주 플레인즈의 동네 교회에서 성경 가르치는 것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큐멘터리 [땅콩 장수 지미 카터]는 그의 유달리 시끌벅적했던 한 여정을 따라갑니다. 2006년에 내놓은 책 [Palestine: Peace Not Apartheid]에 대한 홍보 여정 중인 카터는 이미 팔순 노인이 된지 오래이지만 그는 여전히 정력적입니다. 그는 소탈한 모습으로 형식적으로 동반된 듯 한 경호원들과 수행원들과 함께 여러 교통수단들을 갈아타면서 미국 이곳저곳을 바쁘게 돌아다닙니다. 서점에서 그의 책을 산 많은 사람들에게 싸인 해주기도 하는데, 클린턴이 나중에 회고록 후기에서 말했듯이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영화가 촬영된 시점에서 카터는 언론들로부터 상당한 주목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문제에 관한 그의 책 제목에 '아파르트헤이트'라는 단어를 사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는 격렬한 논쟁의 대상이 되었고 카터도 자신이 그런 반응이 나왔을 줄 알았다면 그런 민감한 단어를 쓰는 것을 재차 고려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는 이 엎질러진 물과 같은 상황에 대해 현명하고 품위 있게 대하고자 하지만, 자신과 얘기를 나누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책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난리 자체에만 관심 있어 하는 것 같으니 그는 언짢아해 합니다.

그래도 다행히 진지한 사람들은 아예 없는 게 아닙니다. LA에서 이스라엘 TV와의 인터뷰에서 그와 인터뷰를 하는 저널리스트는 책을 읽고 와서 카터에게 만만치 않은 질문들을 던지기도 합니다. 그에 이어 알 자지라도 카터와 인터뷰를 하는데, 카터는 자신이 결코 누구의 편만 들지 않으면서 줄곧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바래 왔던 사람임을 확실하게 표명합니다. 그런가 하면 영화는 카터의 책을 맹렬하게 비난한 앨런 더쇼위츠 교수와도 인터뷰를 통해 카터의 비판자들 입장을 보여주는데, 카터가 더쇼위츠와 대면을 고려하다가 마음을 바꾼 것은 어쩌면 현명한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좋은 다큐멘터리 감독이기도 한 조나단 드미는 카터의 동의 아래에 그를 따라가면서 그의 분주한 여정뿐만 아니라 방송 출연 준비 과정과 그에 이은 인터뷰들, 다른 사람들과의 모임, 고향에서의 그의 일상생활 모습들 등을 담담히 카메라에 담아내면서 여러 자료 영상들을 삽입하기도 합니다. 이에 따라가다 보면 점차 인간 지미 카터의 모습이 보여 집니다. 매일 아내 로절린과 성경을 읽곤 하는 독실한 기독교인인 그에겐 믿음과 사명감이 있고, 뭔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기꺼이 나섭니다. 그는 상냥하고 재미있는 사람이기도 하고, 제이 레노 쇼에서 아내와 자신의 오랜 관계에 대해 재미있게 얘기하면서 분위기 밝혀놓기도 합니다.

 영화는 보통 사람들이 좀 더 잘 살기 위해서 국내 방영 제목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하고 있는 한 헌신적인 사람의 여러 면들을 자연스럽게 펼쳐 보입니다. 가끔 너무 긍정적으로 보이는 듯싶지만, 전반적으로 조나단 드미는 어떤 의견도 없이 그를 꾸밈없이 보여 주고 우리도 그가 그런 사람이란 것을 잘 압니다. 증손자를 보게 될 정도로 나이를 많이 먹은 가운데 현 시점에서 생존 미국대통령들 중에서 두 번째로 나이 많은 대통령이 되었지만, 카터는 여전히 계속 앞으로 나가면서 자신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람이 공짜로 강연할 수 있다는데 누가 마다하겠습니까? 한데, 영화에서 보여 지다시피, 정말 그런 적이 있습니다.

 


덧글

  • 이준님 2009/09/24 10:37 # 답글

    의외로 평가는 극히 안 좋은 대통령으로 남을거고 앞으로도 그럴거라는데 동의합니다. 퇴임후에 일도 마찬가지구요. 굳이 예를 든다면 테프트 대통령 정도?

    ps: 1994년 핵위기를 다룬 북한 소설중에 지미 카터가 일성 수령님의 은덕에 깊이 감동해서 평소에도 존경하고 미국에 가서도 오매불망 수령님을 생각하는 작품도 있습니다. --;; 카터만 보면 그 생각이 자꾸 나네요.
  • 허이 2009/09/24 23:39 # 삭제

    위의 분이 어떤 분인지 모르지만 아직 수령님을 존경하는 지미카터를 떠올리는 걸 보니 어릴적 반공교육을 제대로 받으셨군요.
    아님 똘이장군 시리즈를 너무 많이 봤던가...
    누군가 자신의 이성을 조정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때 기분이 참 더럽죠...님도 조만간 그런 느낌이 들겁니다.
  • boinda 2009/09/26 13:49 # 답글

    퇴근이 늦어 전체를 보지 못했는데 정리된 글을 보고 다시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충동적인 꼬릿글에 저도 한마디 .....퇴임중이나 퇴임후나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카리스마를 좋아하시고 복종과 전쟁을 좋아하시는 분 같군요/사실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요/요즘은 젊은이들도 빨갱이를 어디서 그렇게 많이 보고 다니는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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