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미니츠 오브 헤븐 (Five Minutes of Heaven, 2009) : 가해자 VS 피해자 Movies

파이브 미니츠 오브 헤븐 (Five Minutes of Heaven, 2009) ☆☆☆


 [파이브 미니츠 오브 헤븐]은 한 흥미로운 설정에 집중합니다. 30여 년 전에 일어났던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그 이후 처음으로 서로 얼굴을 마주 볼 기회를 갖게 됩니다. 그 일은 일어난 순간부터 그들을 묶어 버렸고 그 이후로도 그 일은 그들 머리를 떠나지 않으면서 그들 각자의 삶에 영향을 끼쳐 왔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둘 간의 해묵은 감정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그러기 때문에 이 둘이 카메라 앞에서 만나게 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이로 인한 영화 속 긴장감은 팽팽하기 정말 그지없고 여기에 쥐어 잡혀진 동안 우리는 과거로 여전히 고통스러워하는 두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영화 시작에서의 자료 화면들에서 보여 지다시피 1970년대 영국 북아일랜드의 상황은 험하기 그지없었는데, IRA뿐만 아니라 이에 맞대응하는 얼스터 의용군(UVF)도 그 상황을 더욱 어렵고 만드는 데 한몫했었습니다. 이 당시에 앨리스테어 리틀은 신교도 구역에 사는 17살 소년이었고 조 그리핀은 구교도 구역에 사는 11살 소년이었는데, 전혀 관련 없는 듯해 보이는 그들은 1975년의 어느 날 밤에 생긴 일로 연결됩니다. 막 UVF에 가입한 리틀은 그리핀의 형을 총으로 쏴 죽이게 되는데, 그 곁에는 바로 그리핀이 있었습니다. 둘은 딱 눈이 마주치고 이는 양쪽에게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 됩니다.

세월은 흘렀고 그 사건이 30여 년 전의 일이 된 가운데, TV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둘이 서로를 대면하는 순간을 마련하고 이에 승낙한 리틀(리암 니슨)과 그리핀(제임스 네스빗)은 각각 자동차로 데려와 져서 한 시골 저택에서 서로 대면을 할 준비를 합니다. 자신이 형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고 매섭게 비난하는 어머니의 말이 생생히 떠오르는 가운데 목적지로 가는 동안에도 격한 감정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있는 그리핀은 애써 참으려고 하지만 이는 쉽지 않습니다. 제작진들의 지시에 잘 따라가면서 곧 있을 일에 대비하는 그는 이번 기회를 통해 본 영화 제목인 '천국의 5분'을 맛볼 생각도 있습니다.

리틀은 그에 비해 침착하고 조용하지만, 가면 갈수록 그도 그리핀 못지않게 그 일로 인한 상처로 괴로워하는 인간임이 드러납니다. 만일 그 상황에서 그리핀이 누군지 알았다면 그도 죽였을 것이라고 카메라 앞에 담담하게 털어놓는 그는 감옥에서 상당한 형을 살았고 그 후에도 속죄를 위해 여러 일들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자신이 저지른 일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고, 그리핀과 만나면 위험한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것을 잘 알지만 리틀은 이런 만남이 자신이나 그에게나 필요하다고 보고 있고 그리핀을 기꺼이 만날 자세를 가집니다. 그리핀이 그를 만나 줄지의 여부가 확실치 않아도 말입니다.

가이 히버트의 각본은 가끔 가다 보면 지나친 감이 있긴 하지만, 두 주인공들은 윤곽이 잘 잡혀진 캐릭터들이고 이들을 맡은 리암 니슨과 제임스 네스빗의 상반된 훌륭한 연기는 이런 단점을 보완합니다. 제임스 네스빗이 다시 들추어진 과거의 상처로 감정이 들끓게 되는 그리핀을 절절하게 보여 주는 동안, 리암 니슨의 그와 대비된 차분한 모습 뒤에서는 큰 후회와 외로움이 느껴집니다. 한 시점에서 니슨의 긴 독백은 그리 거슬릴 정도로 설교적으로 들리지 않고 정말 남에게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해를 가한 사람에게서 나올 법한 말로 받아들여집니다.

히틀러의 마지막 나날들을 다룬 [몰락]을 만든 후 헐리우드에서 [인베이전]으로 쓴 맛을 보기도 한 감독 올리버 히르쉬비겔은 짧은 상영 시간 동안 우릴 흥미진진하게 하면서 초초하게 만드는 탄탄한 소품을 내놓았습니다. 초반부에서 보여 지는 그 당시의 사건이 사실감 넘치게 보여 지는 동안 긴장감이 서서히 쌓여가고 이는 강렬하기 그지없고 그 후의 이야기기에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비록 리틀과 그리핀은 이야기가 절반 넘게 지나도 만나지 않지만, 여러 감정들에 휩싸인 이들을 교차해서 보여 지는 동안 그들 간의 거리가 서서히 좁아지는 것에 우린 불안해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세월은 흘렀고 입장은 많이 바뀌어 진 가운데 어떻게 될지 본인들도 모릅니다.

이렇게 1막과 2막과 정성스럽게 서스펜스를 다 쌓아 놓았지만, 영화는 3막에 가서 주저하고 그 결과 힘을 잃어버려서 너무 영화 같은 순간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서스펜스는 단순히 텅 빈 것은 아니고 캐릭터들에 단단한 바탕을 두었기 때문에 영화는 전반적으로 불만족스럽지 않습니다. 영화는 이름이 그대로 다 사용되어진 두 실제 인물들에 바탕을 두었지만, 영화와 달리 현실에서 이들은 서로 만나기를 거부했습니다(하지만 각본 작업에 도움을 주었다고 합니다). 둘이 만났다 해도 그들 간의 감정은 카메라에 담아내기엔 너무 벅찼을 것입니다. 그리고 외부인인 각본가가 이를 구상해내기에도 벅찼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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