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글리 트루스 (The Ugly Truth, 2009) : 내숭이 저질을 만났을 때 Movies

어글리 트루스 (The Ugly Truth, 2009) ☆☆


 극장가를 자주 방문하다 보면 인생의 한 진리를 체감할 때가 있곤 합니다. 좋은 영화가 나오면 그에 이어 나쁜 영화가 따라오는 법이고 그 반대도 성립됩니다. 장르 영화들의 경우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공식이 규격화 되면 여기에 다들 따라나서니 결과물은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합니다. 특히 로맨틱 코메디는 상당히 시도되는 장르이기 때문에 좋은 것을 보면 아니나 다를까 나쁜 것을 그에 이어 봅니다. 지금도 상영관에 걸려 있는 [프로포즈]가 웃음을 많이 제공한 반면, [어글리 트루스]는 절 그다지 많이 웃게 만들지 못했습니다.

둘 다 빤한 공식을 사용했어도 결과물이 이렇게 다를 수 있으니, 두 영화를 [킹콩을 들다]과 [국가 대표]만큼이나 영화과 시나리오 교재로 쓸 만합니다. 두 남녀 주인공들이 소개되어지고 둘은 서로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이들이 결국 서로를 껴안게 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압니다. 여기에 노력이 상당히 필요하지만, [어글리 트루스]는 두 주인공들을 너무나 잘 안 맞는 커플로 보이게 하는 동안 이들을 어떻게 가까워지게 하는 지에 대해서는 심각할 정도로 부족한 모습을 보입니다. 영화 속의 두 남녀는 사랑에 빠지기 보다는 각본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고 전 상관하지 않았습니다.

새크라멘토의 한 지역방송국 KSXP 아침 뉴스 PD인 애비 릭터(캐서린 헤이글)는 오늘도 부단히 노력합니다. 방송이 끝날 때마다 티격태격하는 부부 앵커 래리와 조지아(존 마이클 히긴스와 셰릴 하인즈)도 문제이긴 하지만, 더 큰 문제는 5%도 안 되는 부진한 시청률입니다(그들의 시청률은 20년 전 연속극 재방도 못 따라가는 실정입니다). 이러니 그녀의 상사는 어떻게 하든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서 상당히 황당한 선택을 하는데, 그는 심야 케이블 TV 쇼에서 저질스럽고 직설적으로 섹스 카운슬링을 하고 있는 마이크 채드웨이(제라드 버틀러)를 영입합니다. 밤에 케이블에서 그의 쇼를 진행할 때 마이크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부류의 책들을 불태우면서 자신의 조언이 더 낫다고 하지만, 연애한 적이 없는 저마저도 그보다 더 괜찮은 조언을 해 줄 수 있습니다.

생방송에 첫 출연할 때부터 마이크는 아침 뉴스를 래리와 조지아의 문제에 관한 토크 쇼로 뒤집어 버리고 덕분에 애비가 그렇게 공들인 TV 뉴스 프로그램은 질적으로 막 추락합니다. 하지만 시청률이 급상승하니 애비의 상사는 뉴스가 망쳐진 것은 아랑곳 하지 않고 이에 좋아 하면서 마이크를 밀어주고 그는 이런 경향을 더 밀고 나갑니다. 이를 보면서 전 국내 지역 방송들이 그 지경으로 내려가지 않기를 속으로 기도했습니다.

공식적으로 만나기 전에 우연히 처음 접촉하게 되었을 때에도 마이크의 거침없이 저질스러운 언행에 불쾌해 하는 애비는 언젠가 자신의 기준에 맞는 대상이 나타나길 바라는 완벽주의자입니다. 이런 마이크에게 질려하다가 그녀는 옆집에 막 이사 온 핸섬한 외과의사 콜린(에릭 윈터)와 민망한 상황에서 안면을 트이게 되고 그녀는 그가 바로 자신의 이상향이라고 여기며 더 가까워지려고 합니다. 여기에 전문가이신 마이크는 애비에게 어떻게 완벽남 콜린을 잡아야 하는지 조언을 주기 시작하는데, 일이 그 다음에 어떻게 돌아갈 지에 대해서는 이미 제가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영화에는 여러 웃기는 장면들이 간간히 있었고 관객들은 이에 웃었고 저도 재미있어 했지만, 이들은 이야기에 잘 섞여 들여가지 않거나 충분히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거의 다 뻔하거든요. 야구장에 콜린과 함께 간 애비는 무선 통신을 통해 마이크로부터 뭘 말하고 행동해야 할지 지시받게 되는데, 당연히 예상할 법한 해프닝들이 생길 뿐 관객의 허를 찌르지 않습니다. 아마 보신 분들이 가장 재미있는 장면으로 꼽을 실만한 진동 속옷 관련 장면은 웃기긴 하지만, 로맨틱 코메디의 고전 취급 받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명장면 모조품 정도로만 느껴질 정도이지 그 이상은 아닙니다. 왜 애비가 진동 속옷 리모컨을 왜 갖고 갔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숏버스]에서는 이유가 분명했고 그래서 더 웃겼습니다.

분명 제라드 버틀러와 캐서린 헤이글은 로맨틱 코메디물 주연 감들인 좋은 배우들입니다. 전작들에서 그들은 각각 자신들의 능력을 보여 주었었고, 캐서린 헤이글은 [사고친 후에]에서 특히 좋았습니다. 한데 영화의 불성실한 각본은 그들에게 짐들만 안기고 별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부단히 노력을 했지만 진부함에 안주하는 영화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참고로 미국에서 개봉할 때 평론가들 중 몇몇은 어떻게 각본이 여성들에 의해 집필되었는지에 신기해했습니다. 남자는 저질스러운 짐승이고 여자는 남자 잡는 것만 생각하는 내숭쟁이라.... 이게 남녀평등이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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